나의 이야기 (141) 술이 술을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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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예수 믿기 전 삼성에 다닐 때의 체험에 의한 깨달음입니다. 회사 파할 시간이 되면 동료 중 한 사람이 슬슬 시작합니다. "어이, 다들 요 앞에 가서 저녁이나 하고 가지." 그러면 다들 부화뇌동합니다. 어떨 때는 여직원들도 좋다고 따라가구요. 그래, 주문한 식사가 나오면 누가 한 마디 합니다. "우리 소화도 잘 되게 할 겸, 반주로 맥주 한 잔씩 함 어떨까?" 이 말에 반대할 사람 물론 하나도 없지요. 여직원들까지 "그 정도야 뭐"하며 환영합니다. 식사가 마무리될 때쯤 되면 누가 또 한 마디합니다. "맥주 한 잔 했더니 이거 뭘 마신 것도 아니고 안 마신 것도 아니고 우리 근처에 가서 소주 한 잔 어떤가?" 그럼 보통 남자직원들만 근처 술집으로 가지요. 다들 소주로 얼큰하게 되고 남, 또 한 사람이 나섭니다. "야, 이거 소주만 마시니 싱겁네. 우리 양주 한 잔씩 어떤가? 이왕이면 아가씨들 나오는 데 가서 기분 푸세." 이렇게 해서 결국 통금시간이 다 되도록 퍼 마시다가 갈 데까지 다 가지요. 제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있어요. 술과 죄가 어찌 그리 행태가 같은지 몰라요. 처음에는 사람이 술을 먹고, 그 후에는 술이 술을 먹어요. 결국에는 술이 사람을 먹어서 사람이 아닌 짐승, 아니 마귀새끼로 만들고 말지요. 그래서 죄와 악은 처음부터 그 근처에도 가지 않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