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은 유별나게 눈이 많이 온다. 지난 년말 뉴저지 집으로 돌아갔던 나를 맞은 것도 드라이브웨이와 입구를 막고 있던 3피트의 눈더미였다. 뉴저지 집에 있는 동안 폭설은 두 번이나 내 발을 묶었다. 허리가 부러지도록 눈을 치우다가 버지니아로 돌아오니 나를 맞는 것은 또 폭설이다. 어제 아침부터 나린 폭설을 치우느라 운동깨나 했는데 오늘 아침부터 또 눈이 나린다. 눈을 치우다가 보니 옆집 앞의 나무가 반은 꺾여져서 길을 덮었다. 그런데 나중에 산보하다 보니 가지가 부러진 나무가 한 두 그루가 아니다. 어떤 나무는 나무의 삼분지 이가 통째로 부러져 나가기까지 했다.
왜 이렇게 나무가지가 부러지는 현상이 발생할까? 물론 갑자기 내린 폭설의 무게를 감당못한 가지들이 부러진 것이다. 그러나 왜 이것이 모든 나무에 발생하지 않고 가지가 과도하게 벌어진 나무들에만 발생할까? 결국 이 원인은 나무가지들이 고르게 벌어지지 않고 방만하게 좌우사방으로 뻣어나갔기 때문이다. 사실 이렇게 겨울에 나무가지가 부러지는 것은 당장은 나무에 피해를 끼친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나무에 유익하다. 눈에도 부러질 가지인데 여름에 잎이 무성하고 물까지 잔뜩 먹으면 어떻게 될까? 하나님은 겨울동안 가지치기를 단행하심으로 여름에 많은 실과를 감당할 수 있는 튼튼한 나무로 변화시키신 것이다. 예수님은 요한복음에서 포도나무의 비유를 통해 비슷한 교훈을 주셨다. “내가 참 포도나무요 내 아버지는 그 농부라 무릇 내게 있어 과실을 맺지 아니하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이를 제해 버리시고 무릇 과실을 맺는 가지는 더 과실을 맺게 하려 하여 이를 깨끗케 하시느니라” (요 15:1-2). 여기서 한국어로 깨끗게 하신다는 단어는 영어로는 Prune 으로서 나무가 균형있게 자라 열매를 많이 맺도록 가지치기를 한다는 뜻이다.
이번 주초에 목사님들의 수련회에 다녀왔다. 목사님들의 중요한 기도제목 중 하나는 불황으로 인한 성도들의 고난이다. 물론 미국을 휩쓴 불경기의 여파이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는 방만한 사업확장과 투자로 인한 고난이다. 폭설에 부러진 나무가지들을 바라보면서 나는 이러한 불경기로 인한 고난도 하나님께서 성도들이 열매를 많이 맺을 수 있도록 베푸시는 은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한국도 IMF라는 엄청난 고난을 통해 뼈아픈 구조조정을 한 덕분에 세계적인 불경기 속에서도 기록적인 호황을 누리고 있다. 우리 성도님들도 불황의 터널을 통과하며 구조조정을 함으로서 더 큰 축복의 앞날을 설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