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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Dec
The Ancient Remains of Pergamon on Nov 8, 2024작성자: JintaeKim 조회 수: 1
버가몬 도시는 해발 1100 피트 위 가파른 산정에 위치하여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는데, 케이블카가 엉성해서 타고 가는 아내의 표정이 겁에 질려 있어요. 그래, 동행한 자매들이 물으시네요? 왜 이렇게 가파른 산꼭대기에 도시를 건설했냐구요? 아, 그거야 약탈문화가 유행하던 고대였으니, 지키기 좋은 지대에 도시를 건설할 수 밖에요. 고대도시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산꼭대기에 건설되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가몬이 부자동네라고 소문이 나서 기원전 133년에 침략자들이 몰려 와서 탈탈 털어가고 불 싸 질러버렸답니다. 당시 버가몬의 왕이라는 분들이 모두 평화와 학문과 예술을 사랑하던 고매한 분들이었던지라.....
알렉산더 대왕의 동방정복 후부터 버가몬은 완전히 희랍식 문화가 판을 쳤다. 버가몬은 제 2의 아데네를 꿈꾸던 아달리스 2세가 아데네를 본받아 중건했다. 여기에 있던 아데네 신전도 그 규모가 아데네에 있는 파르테논 신전에 버금 갔다고 한다. 특히 버가몬의 도서관은 예수님 당시 세계 3대 도서관의 하나로 2십만권의 두루마리책을 보유했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다음으로 장서가 많았으나 침략자들의 손에 멸망 당할 때에 모두 소실되었다.
두 그루 소나무만 남은 장소가 바로 제우스 신당이 있던 장소이다. 1878년 버가몬 신도시를 설계하러 왔던 독일기술자 Carl Humann이 유적에 관심이 있어 산에 올라보고 이 신당이 고스란히 보전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얼른 가서 터어키 정부에 값을 지불하고 8년에 걸쳐 이를 그대로 분해해서 독일 베를린으로 가져가 Pergamonmuseum을 세웠다. 터어키가 형편이 나아져서 이를 돌려 받으려고 여러 번 요청했으나 합법적인 절차를 따라 구매해서 가져 간 것이라 매번 거절 당했다고 한다. 터어키 인들은 여기에 그 도면을 진열하고 다시 돌아오기만 바라고 있다. 엄청 배가 아프긴 한데 우짭니까? 값어치를 모르고 푼돈에 눈이 뒤집혔던 터어키 관리들을 탓해야지. 어느 시대이든 무식하고 무능하면 당하는 거에요.
술의 신인 디오니소스 신전이다. 매년 이 곳에서 시민들이 모여 만취하여 광란을 벌이던 곳이다. 한 잔 걸치고 공연을 구경하도록 신전 위쪽 가파른 언덕에다 극장을 세웠는데, 고대에서 가장 가파른 극장으로 유명하다.
트라얀 신전이다. 당시 로마 황제였던 트라얀이 자기 신상을 세워 두고 거기에 향을 사르게 했다. 웃기는 것은 황제란 사람들은 항상 자신의 신전을 가장 높은 곳에 세워서 자신이 최고임을 자랑했다. 산꼭대기에 신전을 지으려니까 평평한 땅을 만들어야 했고, 먼저 옹벽을 쌓아올려서 터를 돋은 후 그 위에 형성된 평지위에다 신전을 건설했다. Trajan 은 AD 98년에서 117년까지 로마황제였던 사람이다.
트라얀의 석상옆에서 아내가 포즈를 잡았다. 스스로 신이라고 절을 하라고 하더니 이제 석상도 목아지와 수족 모두 날라가 버리고 몸둥이만 남은 처량한 모습으로 사진배경이 되었다.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날 때에 무엇을 남겨야 할 지 생각하게 하는 장면이다. 불쏘시개감으로나 쓸 책을 남길까 고려하는 분들은 재고해 보시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