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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8 20:52

가을 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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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이 익어갈 즈음이면

나무 끝에 머무는 바람

비단 옷자락 스치는 소리 하늘을 쓸면

시퍼런 쏟아져 내려

핏빛, 황금빛 바야흐로 가을은 짙은 찻잎을 우리어 그윽한 향기로 취해간다.


귓부리까지 바알갛게 달아오른 이파리들

손흔들어 맞이 하는 골목어구

가을 속을 걸으면 영락없이 손을 잡고 가는 아이가 된다.


바람이 많은 날 이리저리 날아 내리는 낙엽 편지

발끝에 툭툭 차이도록 넉넉한 것은

한잎 한잎 하늘의 언어가 담기어 있으리

가장 값진 것을 낭비하는 것이 하늘의 비밀이듯이

모금의 가을은 삶의 언저리에 소리없이 찾아 와서는 기척도 없이  떠나려는가


 차의 향기와도 같은 계절

가을은 오지 일이다

일단 가을은 떠나지는 더욱 일이다.


유명자

11.8.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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