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507
나의 이야기 (7) 뒤출이네 이야기 2편 운수회사와 택시회사
어제 나누었던 뒤출이네 이야기는 만화같은 실화에요. 대단한 것은 그 가난 가운데서도 아홉을 하나도 잃지 않으시고 다 건강하게 키우셨던 거에요. 먹을 것이 없어 그 집 애들이 개떡으로 끼니를 이었는데, 저는 그게 좋아서 그 집 부엌 찬장을 뒤져서 하나씩 먹고 오곤 했어요. 개떡은 보리겨를 삭카린 넣고 이겨서 팬케잌처럼 쪄 먹었는데 새카만 게 꼭 옛날 빨래비누처럼 생겼어요. 지금 생각하면 진짜 organic foods인데 당시는 가난해서 곡식을 구할 수 없는 극빈자들이 먹던 음식이에요. 그 때는 이웃집 부엌에서 먹을 것 챙겨 먹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을 때였어요. 뒤출이 아부지가 소구루마를 집 앞에 두었는데, 제가 밤에 큰 게 마려우면 변소까지 가기가 무서우니까 제가 구루마 밑에 실례를 했지요. 그럼 뒤출이 아부지가 아침에 아무 말 없이 치우시곤 했어요. 당시에는 변소가 냇가 한데에 있어서 밤에 거기까지 갈 수가 없었어요. 아홉 형제 가운데 삼출이는 오래 전에 암으로 죽었어요. 삼출이는 저희 형님 친구라 소식을 들었어요. 형제 간에 우애가 지극해서 서로 도와서 김천에서 운수회사와 택시회사를 운영했지요.
이 집이 어떻게 운수회사와 택시회사를 크게 하게 되었는지 얘기할게요. 일출이가 먼저 군대에 징집되어 갔는데, 거기서 운전병과를 지원해서 트럭 운전병으로 복무했어요. 그래 제대한 후 운송회사 트럭 운전수로 취직해서 알뜰히 모아서 트럭을 한 대 사서 그걸로 운송업에 뛰어들었어요. 이번에는 이출이가 군대에 가서, 형처럼 트럭 운전병으로 복무한 후 제대해서 트럭 운전수로 취직했어요. 일출이는 그동안 일해서 모은 돈으로 이출이에게 트럭을 한 대 장만해 주어서 형제가 트럭 2대로 운송업을 해서 그게 운수회사가 되었다고 해요. 그 후 삼출이도 군대에 가서 찝차 운전병으로 복무하다가 제대했어요. 그래 이번에는 일출이와 이출이가 그동안 모은 돈으로 삼출이에게 택시를 한 대 장만해 주었어요. 삼출이가 그 후 열심히 운전해서 번 돈으로 택시를 여러 대 사게 되었고, 그게 택시회사가 되었다고 해요. 거기까지가 제가 아는 내용이에요. 영출이부터 끝출이까지 어떻게 되었는지는 전혀 소식을 듣지 못했어요.
뒤출이네 형제의 우애를 생각할 때마다, 떠오르는 성경말씀이 있어요.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시편 13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