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 11일 한국일보 미주판 칼럼에 실린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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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4강이 구라파 팀 일색으로 확정되었다. 최근 경기 중 가장 큰 이변은 역시 프랑스가 브라질을 1:0으로 격파한 것이다. 조별 리그에서 스위스와 한국에 비길 때만 해도 끝난 것 같더니 토고의 졸전 덕에 G 조 2위로 턱걸이해서 16강에 올랐는데 예상을 깨고 스페인과 브라질을 차례로 격파하고 4강에 진출한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선수는 프랑스 팀의 주장인 지단 선수이다.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35세의 지단은 스위스, 한국 전에서의 부진과 경고누적으로 인한 토고 전 결장 등으로 프랑스 팬들의 눈밖에 났다. 그러나 지단에게는 역시 무엇인가가 있었다. 팀이 위기에 처했을 때 지단의 진가가 드러난 것이다. 스페인과의 16강전에서는 경기종료직전 쐐기골을 넣더니 브라질과의 8강전에서는 후반 12분 골대를 향해 프리킥을 감아참으로 쇄도하던 앙리가 골을 넣을 수 있도록 수훈을 세워 최우수선수로 선정되었다.
뛰어난 지도자는 위기 때 드러난다. 연이은 졸전과 고국 팬들의 야유로 동료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졌을 때에도 지단은 굴하지 않고 분투하는 본을 보임으로 결국 프랑스의 영광을 회복시킨 것이다. 성경적인 지도자 상도 마찬가지이다. 성군 다윗도 골리앗을 앞세운 블레셋의 침공이라는 누란의 위기에서 이스라엘을 건짐으로 인해 하나님이 가장 귀히 사용하신 영웅이 되었다.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를 묵상하면서 가장 내 마음에 절실히 부닥쳐 온 것은 위기를 보는 다윗의 태도였다. 골리앗의 위용에 왕인 사울과 모든 백성이 두려워 도망치는 상황에서 15세 약관의 다윗은 이렇게 말한다. “이 블레셋사람을 죽여 이스라엘의 치욕을 제하는 사람에게는 어떠한 대우를 하겠느냐 이 할례없는 블레셋사람이 누구관대 사시는 하나님의 군대를 모욕하겠느냐" (삼상 17:26). 바로 여기에 승리하는 인생과 패배하는 인생의 차이가 있다. 다윗은 눈앞에 닥친 위기를 두려움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상급 받는 기회로 본 것이다. 위기를 상급의 기회로 보니 골리앗의 급소가 환히 보이고 손안에 있던 작은 물매돌 하나로 거인 용사 골리앗을 쓰러뜨린 것이다. 다윗의 승리는 개인의 승리로 끝나지 않았다. 위기를 기회로 보는 다윗 한 사람으로 인해 오합지졸이던 이스라엘 군대가 막강하던 블레셋 군대에게 완승을 거두는 개가를 이루었다.
고국 한국에서 선거가 있을 때마다 나에게는 꿈이 있다. 국가천년대계를 세울 만한 뛰어난 지도자가 나타났으면 하는 바램이다. 특히 위기를 기회로 여기는 지도자 감이 아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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