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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Oct
딘지 전기공사 작업 및 신유체험 9월 22일작성자: JintaeKim 조회 수: 977
긴 자밍우드 여행을 끝내고 어제 밤 돌아 왔기에 나는 좀 쉬겠다고 했더니 두 목사가 딘지 교회 전기공사를 하려면 내 손이 꼭 필요하다고 계속 들볶는다. 두 목사만 공사장에 보내고 나서 그 동안 밀린 온라인강의를 정리하다 보니 벌써 점심때가 후딱 지났다. 오전에 딘지에 가서 공사하던 두 목사님들이 돌아와서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나니 나를 더 이상 버려 두지 않고 코를 꿰어서 갔다. 그런데 막상 가서 보니 전기공사란 것이 보통 골치 아픈 것이 아니다. 김동욱 목사가 전기 기술자인지라 우리는 시키는 대로 땅 파라면 파고 전기 줄 까라면 까고 막노동만 했다. 김동욱 목사는 배전판인가 무언가를 한다고 조몰락거리고 있는데 옆에서 보니 별 것도 아닌 것을 어찌 그리 시간을 끄는지 답답하기만 하다. 다 내가 무식한 소치이리라.
작업을 하다가 보니 내일 주일 헌당예배를 준비하는지 교인 한 명과 다른 남자 한 명이 교회 마당에 있는 나무 조각과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 딘지 교회를 돌보는 사람이라고 해야 에리카네인데 언제 가실지 모를 에리카 할머니를 위시한 여자들만 있고 남자라고는 13살짜리 울란바이르 밖에 없어 험한 일을 할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한참 있다가 보니 교인 한 명은 가고 없고 안면이 없던 이 남자가 우리에게 다가와서 시키지도 않는데 옆에서 일을 거들어 준다. 일하는 것을 보니 솜씨가 제법이다. 그래 우리 생각에 이 사람은 누군가 하다가 아마도 교회정리를 위해 돈을 주고 일을 시킨 사람이겠지 했다. 괜히 전기공사 도와준다고 하고는 나중에 돈 달라고 손 벌릴 것으로 우리끼리 지레 짐작한 것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사람은 지난 1월 에리카가 전도한 딘지 교회 교인으로 교회의 허드렛일을 도맡아서 처리해주는 신실한 성도였다. 사람을 겉 모습만 보고 판단했던 우리의 모습을 다시 한번 회개하는 기회가 되었다.
전기공사작업을 하다 보니 점심식사를 짜게 먹었는지 목이 말라 교회마당에 있는 에리카 할머니 게르에 들어갔다. 에리카 할머니는 딘지 교회와 이르틴 교회 주일학교를 지도하는 바담이의 친 할머니로 자녀들을 모두 사고로 잃고 손주들만 데리고 교회 마당에 게르를 치고 사시는 분이다. 바담이의 아버지는 수의사였는데 울란바토르에서 게르에서 거주하던 중 화재로 부부가 함께 횡액을 당했다. 에리카 할머니에게 수태차를 얻어서 마시면서 보니 게르 안 침대에 바담이 남동생인 13살짜리 울란바이르가 대낮인데도 이불을 둘러쓰고 끙끙 앓고 있다. 왜 그런지 물으니 아이가 고열로 꼼짝도 못하고 누워있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의 머리에 손을 얹고 열병을 예수 이름으로 쫓고 기도한 후 다시 옆에 있는 전기공사장으로 갔다. 게르에서 기도해 준 후 30분이나 지났을까? 마당을 마저 파고 전기선을 묻다 보니 왠 아이가 교회 마당에서 공을 차며 신나게 달리고 있다. 누군가 해서 보았더니 열이 펄펄 끓어서 누워 있던 울란바이르가 아닌가? 바담이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더니 기도 받고 나서 즉시 열이 떨어지고 완전히 건강해졌다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몽골에 와서 직접 체험한 두 번째 신유의 역사이다. 하나님은 이를 통해 우리에게 용기를 주셨다. 옆에서 함께 작업하던 임 선교사 왈 “김목사님도 신유의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일도 잘 기록해 두세요.”
웬만하면 전기공사를 오늘 마치고 내일 헌당예배에 지장이 없도록 하려 했는데 전기기술자께서 220 볼트 전압용 배선과 110 볼트 전압용 배선이 헷갈려서 연결했다 떼었다를 반복하게 해서 진전은 없고 시간만 하염없이 간다. 날은 어둑해지는데 헷갈려서 고생하다가 밤이 늦어서야 주일 헌당예배를 드릴 수 있을 정도로 작업을 마무리하고 돌아왔다. 결국 내일 주일도 전기공사보조로 고생하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