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우리는 사순절을 맞아 복음서에 나오는 예수님의 사건과 말씀을 계속 묵상하고 있다.
사순절 둘째 주일인 오늘은 염려에 관한 예수님의 말씀을 상고하려 합니다. 오늘 본문에는 “염려”라는 단어가 다섯 번 나온다.
왜, 이렇게 염려를 강조하셨을까?
1.
세상을 살면서 염려가 없는 인생은 없기 때문이다. 아무리 예수를 믿는 제자들이라도, 그 마음밭을 염려와 근심걱정에게 점령 당하면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제자의 삶을 살 수 없기 때문이다.
2. 뿐 아니다. 염려는 삶의 의욕과 기쁨과 건강마저도 우리에게서 앗아가기 때문이다.
염려의 폐해
염려가 어떤 폐해를 초래하는지 알아야 한다. 우리의 마음밭은 치열한 영적전쟁의 현장이다. 마귀는 우리의 마음밭에 염려라는 생각을 던짐으로 싸움을 시작한다. 염려라는 생각이 우리의 마음밭에 퍼지면 우리는 마귀에게 영적, 정신적, 육신적 건강을 빼앗긴다. 그럼, 게임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나도 인생에서 큰 위기를 세 번 겪었다. 첫째는, 첫 입시를 실패한 후 재수를 하던 동안 겪었던 갈등이었다. 독서실에서 살며 제대로 먹지도, 편히 자지도 못하던 시절 내 주위에는 재수생, 삼수생, 사수생들의 암울한 모습들로 가득했다. 춥고 배고프고 몸이 고달플 때마다 마음에 떠올랐던 생각은 이래 보았자 또 실패할 것 같은 염려였다.
둘째는, 미국에서 6년여 주재원으로 지내다가 회사를 사임한 후 내 사업을 시작할 때에 겪었던 위기였다. 월급쟁이로 살다가 갑자기 소득이 없이 집 모기지 등 파도처럼 밀려오는 압박에 앞길이 막막했다. 그 와중에서도 사업을 일구기 위해서는 속히 동남아에 공급선을 확보하여 미국의 고객들에게 판매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했고 이를 위해 해외출장등으로 경비를 지출해야 했다. 첫 출장을 가려고 동남아행 비행기를 탔을 때, 내 마음에 밀려오는 것은 이렇게 경비 쓰고 가 보았자, 나 개인을 믿고 공급자들이 물량을 생산하고 독점권을 주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이었다.
세번째는, 늦은 나이에 웨스트민스터 신대원에서 박사학위논문을 작성할 때 겪었던 위기였다. 두 번이나 프로포절을 바꾸도록 요구한 교수진들 때문에 여러 해를 고생한 후, 논문을 마무리짓는 과정에서 육신도 어려웠고 정신적으로도 피폐해졌다. 한밤중 논문진전도 없이 마음에 떠오르는 생각은 논문을 완성할 수가 없을 것이라는 염려였다. 재수할 때나, 사업 시작했을 때나, 논문작성했을 때나, 나를 정말 괴롭혔던 것은 바로 염려와 불안이었다. 한 마디로 미칠 것 같았다. 걸핏하면 포기하고 싶었던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염려와의 투쟁, 정말 힘겨운 투쟁이었다.
내일 일을 미리 염려하지 말라
예수님도 이러한 우리의 성정을 잘 아셨기에 “내일 일을 미리 염려하지 말라” (6:34)고 경고하셨다. 예수님의 말씀은 정확히 본질을 찌르고 있다. 왜냐 하면 우리가 걱정하는 내용의 92%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기 때문이다.
심리학팀 연구결과
우리는 아무리 걱정해야 소용도 없는 일들에 대해 걱정들을 하고 있다. 아니면 쓸데 없는 걱정들을 가지고 괴로워하고 있다.
현대인은 수 없이 많은 걱정거리를 안고 산다. 그중에는 밤잠을 설칠만큼 심각한 것도 있다. 순간적으로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것도 있다. 그런 걱정거리들 중의 어느 것이 진짜일까? 이런 것을 연구한 어느 미국 대학의 심리학팀이 있다. 그 결과를 아래 챠트에 정리했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아무리 걱정해야 소용도 없는 일들에 대해 걱정들을 하고 있거나 일어나지도 않을 것들을 염려하고 있다. 오늘 말씀에서 예수님은 염려에서 해방되는 길을 몇가지 제시하고 있다.
염려에 대한 예수님의 처방
1.
1. 맡기라
너희 염려를 하나님의 다스림 앞에 내려 놓아라 (6:26). 그게 믿음의 첫걸음이다. 우리의 염려는 그 대부분이 쓸데 없는 걱정일 뿐이다.
6:26 공중의 새를 보라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창고에 모아 들이지도 아니하되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기르시나니 너희는 이것들보다 귀하지 아니하냐 27 너희 중에 누가 염려함으로 그 키를 한 자라도 더할 수 있겠느냐
2.
2. 생각을 돌려라
너의 관심을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는 데로 돌리라 (6:33).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더하여 주시겠다는 주님의 약속이 있지 않은가? 눈을 긍정적인 목표로 돌리기만 해도 그토록 태산처럼 보였던 문제들이 더 이상 내 마음을 염려로 채우지 않는 것을 체험하실 것이다. 이것이 믿음의 눈이다.
3.
3. 기대하라
하나님이 어떻게 당신의 필요를 채워주실지 기대하라 (6:33). 그러면 미래가 염려의 대상이 아니라, 기대의 대상이 된다. 그것이 믿음이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란 말이 바로 그 말이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니 선진들이 이로써 증거를 얻었으니라” (히 11:1-2)
4.
4. 할 일을 해라
오늘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라 (6:34). Just do it!
6:34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니라
기도
아버지 하나님, 예수를 믿는다고 하면서도 항상 미래에 대한 염려와 근심 속에 헤매는 저희 모습을 봅니다. 우리 삶의 모든 것, 생명마저도 주께 맡길 수 있는 믿음 주시고, 우리의 우선순위가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데까지 저희 믿음을 키워주시옵소서.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펼쳐 주실 미래를 기대하며, 오늘 내가 할 일을 하는 용기를 허락해 주시옵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