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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 때가 되면 떠오르는 추억이 있습니다. 54년전 여름방학때 전남 나주에 농활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홍수로 영산강이 범람하여 배가 건널 수가 없어 거기서 하룻밤을 지낸 적이 있었지요. 그때 함께 갔던 친구들 가운데 벌써 여러 명이 세상을 이별했어요. 하나같이 가장 극렬하게 반정부 데모를 하던 반동(?)분자들로 그 가운데 상당수가 민청학련 사건에 잡혀들어가 군법회의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다가 나중에 감형되어 풀려 났습니다. 영산강 나룻터에서 몇 가지 잊지 못할 사건이 있었는데, 하나는 친구 중 한 명이 큰 일 보러 강변에 있는 재래식 화장실에 들어 갔다가 발판을 잘못 디뎌서 그만 풍덩해서 그 친구 씻기느라 손수 고생했던 추억이고, 다른 하나는 거기 주막집에서 적쇠에 구워준 영산강 장어구이를 먹었던 일입니다. 그 맛이 어찌나 황홀했던지 친구 씻기느라 제 몸에 묻었던 사건조차 잊을 정도였어요. 그래, 지금도 입에 군침이 돕니다. 아, 그리운 젊을 때 추억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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