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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2012-Sep

Mongol Mission Trip Sept 14-15 Erdenet

작성자: JintaeKim 조회 수: 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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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금요일 9월 14일이다. 만 나흘 강행군 끝에 세미나를 끝내고 오랜 만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날이 되었다.  정신 없이 바쁜 시간을 가지다가 갑자기 아침에 갈 데가 없어지니까 허탈해진다. 그래 남는 시간을 몽골어를 공부하기로 하고 임 선교사 댁에 있는 책을 읽는데 알파벳부터 애로가 많다. 원래 몽골은 아람어에 근거한 몽골어가 있었는데 러시아가 1921년에 지배하게 되면서 러시아 알파벳인 시릴 문자에 맞추어 만든 몽골 알파벳과 발음체계에 따라 만든 것을 공용어로 채택하여 가르쳐서 지금은 국민 모두가 이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내가 공부해 보니 몽골어는 한국어 알파벳으로 표기하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다. 외국인이 처음 몽골어를 하는데 큰 애로는 자음과 모음이 잘 구분이 안되고 같은 표기인데도 실제 몽골인들의 발언은 여러 가지이다. 희랍어와 히브리어를 공부한 내 입장에서 보니 발음부호와 체계는 이 두 고대어를 기준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희랍어와 히브리를 모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 발음문제가 극복하기에 가장 어려운 문제이다.

 

우리끼리 몽골어 공부를 하다 보니 훕수굴 교회 지도자인 잉케와 에리카 (이르틴 칙칙)가 방문했다. 잉케는 원래 울란바토르에서 학교 교장을 지낸 자매이고 에리카도 학교 선생출신이어서 두 사람 다 몽골어 선생으로 그만이다. 그래 두 사람의 도움을 받아 공부를 하는데 이거 장난이 아니다. 한 두 시간을 시달리다 보니 나중에는 골이 지끈 지끈하고 밥맛도 없어지려 한다. 점심때는 두 사모가 준비한 육개장에 진수성찬 (상대적인 표현임)을 먹고 느긋하게 여행 갈 루트와 향후 선교전략을 논의했다. 임 선교사는 중간에 콘테이너 식 차고 수선 문제로 현장에 가 보아야 한다고 가셔서 우리끼리 공부를 했다. 작년 겨울 차고의 난방장치가 고장이 나서 이를 수선하는 작업을 진행한 지가 여러 날인데 공사를 맡은 청년들이 작업을 질질 끌어서 속이 상한다 한다. 차고 안에 예비 타이어들과 연장들이 있어서 작업 중에는 현장에서 지켜 보지 않으면 모두 훔쳐 가기 때문에 아무 일도 못하고 가 있어야 한다. 이것이 몽골의 비극이다. 무책임과 무절제와 약탈근성 이 세 가지 때문에 몽골은 발전이 없다. 용접기를 들고 쇠 파이프를 용접을 하는데 세 명 모두 술이 만취가 된 상태로 일을 한다. 물론 용접용 보호막이나 안경은 착용도 하지 않는다. 선교사의 일과 중에 많은 부분이 이런 무익한 일에 소모된다. 한국에서 이런 작업을 하면 1시간도 걸리지 않아서 깨끗하게 마무리했을텐데 이 곳에서는 1 주일이 넘어도 끝이 없는 것이다. 임 선교사 말씀이 공사를 끝내도 이번 겨울이 되면 분명히 문제가 터질 것이라고 한다.

 

오후 늦게 임 선교사께서 집에 오셨다. 그런데 한심한 것은 현장에 가서 3시간을 기다렸는데도 일꾼들이 나타나지 않아 그냥 오셨다고 한다. 원래 쵸카네 집을 심방할 계획이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 포기했다. 마침 과거 임 선교사 댁 바로 밑에 층에 살다가 근처 다른 아파트로 이사간 잉케라는 자매에게서 저녁시간에 그 댁으로 오라는 초청을 받았다. 저녁을 간단하게 먹고 난 후 우리 넷이 걸어서 잉케네 아파트를 방문했다. 잉케는 변호사인데 요사이는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사람들이 이에 관련된 담보를 잡는 일로 인한 일이 많아 아주 바쁘게 보낸다고 한다. 내가 4년 전에 방문했을 때는 잉케는 어머니와 같이 살았는데 당시에도 어머니만 이르틴 교회에 출석했다. 잉케는 49세로 원래 남편은 사고로 오른 팔을 절단 당해서 헤어져서 살고 있다. 그런데 황당한 것은 이 자매님이 걸핏하면 남편을 새로 바꾼다고 한다. 잉케가 좀 늦게야 집에 도착해서 들어가니 거실 벽에는 인도 요기의 사진이 걸려 있다. 거실 의자에 앉으니 사진 앨범을 한 보따리 가져다 주는데 보니 1981년 사진부터 있는데 어찌나 잘 꾸며놓았는지 이 자매가 얼마나 깔끔한지 알 것 같다. 이렇게 앨범을 가져와서 보여주고 음식을 내오는 것이 몽골인의 풍습이다. 채식주의자라 고기를 내어오지 않고 자신이 직접 구운 빵과 비스켓을 내 왔다. 빵을 찍어 먹을 아롤 (버터 같은 것)을 내 오기에 비스켓과 빵을 찍어 먹어보니 먹을만했다. 지금까지 게르에서 내오던 아롤보다 깨끗하고 산뜻해서 더욱 좋다. 함께 환담을 하는 중에 잉케의 여동생인 이르지마가 방문했다. 이르지마는 원래 경찰에서 근무했는데 작년에 남편이 술을 먹고 급사하는 바람에 아이 셋을 데리고 혼자서 살고 있다. 이제 나이가 36살 밖에 안된 자매가 혼자 아이 셋을 데리고 살려니 살기가 힘든 모양이다. 직장이던 경찰에서도 떠나서 특별한 직업이 없이 집에서 삯 바느질로 연명한다 한다. 그런데 잉케가 새로 뽑은 깨끗한 사진을 몇 장 가져다 주며 새로 만든 남편이라며 자랑을 한다. 자기 사무실에서 서류복사를 하던 남자인데 맘에 들어서 데리고 산다는 것이다. 보아 하니 나이가 한참 더 젊은 청년인 듯한데 어떻게 이렇게 떳떳하게 자랑할까? 잉케네 가정문제는 사실 몽골의 현실을 그대로 대변하는 모습이다. 여자들이 너무 강한 것도 문제이고, 전남편이 팔을 못쓴다고 쫓아내고 자기 마음 내키는 대로 이 남자 저 남자 데리고 사는 것도 문제이다. 사람은 착하고 교육도 모스코바에서 법학을 한 인텔리인데 도시 자신이 사는 삶이 얼마나 도덕적으로 용납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모르고 그저 삶을 영위할 뿐이다. 남자들은 모두 술에 찌들어서 쉬 죽거나 사고를 당하여 집집마다 제대로 부모 슬하에서 자라는 아이가 많지 않다. 이르지마는 좋은 남자 소개해 달라고 하는데 아이를 셋이나 가진 여자를 누가 데리고 갈 것인가?

 

잉케 집에서 돌아와서 안식한 후 토요일이다. 오전에 이르틴 교회 센터에서 주일학교를 하니까 가서 보지 않겠냐고 해서 걸어서 갔다. 센터에서 교육받는 아이들은 모두 부유층 아이들이라 얼굴이 깨끗하고 훤하다. 많이 모일 때는 100명까지 모였다는데 오늘 가서 보니 20명 정도 아이들을 데리고 바담이 성경을 가르치고 있었다 바담은 4년 전 내가 몽골에 왔을 때에 방문했던 집 아이이다. 사람들이 게르에 불이 놓는 바람에 부모가 모두 불에 타서 죽는 바람에 남동생과 함께 할머니가 키운 아이이다. 이제 나이가 16살 밖에 안되지만 어찌나 똑똑하고 신실한지 주일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모습을 보니 감탄이 나온다. 4년 전 내가 만났을 때 바담의 눈에 비친 절망이 어찌나 내 마음을 짠하게 하였던지 잊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이렇게 잘 성장해서 교회의 지도자 역할을 거뜬히 감당하고 있는 것을 보니 이 또한 하나님의 은혜이다. 아이들이 어찌나 잘 따르는지 옆에서 보기만 해도 은혜가 된다.

 

잠시 있다가 밖에 나와서 운동을 하는데 건물주인 바트나가 근처를 서성거리고 있다. 아들이 방학 동안 영어연수를 미국에서 하고 싶다고 한다. 얘기를 들으니 2년 전 김동욱 목사가 이 곳에서 사역할 때에 팔이 문제가 생겨서 손을 들지도 못하던 사람이 목사님의 안수기도를 받고 치유를 받았다 한다. 그러나 이 사람은 독실한 불교신자라 교회에 올 생각도 않는다. 임명희 선교사는 계속해서 복음을 전해도 웃기만 할 뿐이다. 전도는 사람이 하되 영혼을 거두시는 이는 하나님이심을 절감했다. 아무리 신유의 체험을 해도 주님 앞에 오지 않는 영혼은 어떻게 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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