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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Jul
7월 9일 이르디닛과 자로갈랑작성자: Jintae Kim 조회 수: 3504
오후 5시에 임 선교사와 함께 이르디닛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자르갈랑 시장을 방문하러 출발했다. 자르갈랑은 세 개의 부락으로 구성된 인구 약 4천명의 소도시로서 임 선교사와 개인적인 인연이 깊은 지역이다. 이 곳에도 과거 러시아인들이 운영하던 공장이 있던 지역인데 러시아 인들이 철수한 후 고용기회가 사라진 곳이다. 러시아인들이 몽골에 와서 한 일은 하나같이 덕스럽지가 못했다. 여자에게만 교육기회를 제공해서 남자들을 무식한 막노동자나 실업자로 전락시켰다. 뿐 아니라 약한 마유주 정도나 마시던 몽골인들에게 독주인 보드카를 폭음하는 습관을 가르쳐 젊은이들을 술주정뱅이로 만들었고, 기술이전을 하지 않고 자신들의 필요에 의한 공장건설과 운영으로 이들이 떠난 후 산업시설을 폐허로 만든 것이다. 그러다 보니 몽골의 경우 숙련노동자는 찾아볼 수가 없다. 심지어는 간단한 도로공사조차도 몽골인력으로는 감당할 수가 없어 중국인 노무자들이 이 곳까지 와서 공사를 해야 하는 것이다. 거기에다 러시아 인들의 공장에서 일하던 인력들이 모두 실업자화함으로 과거 유목민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곳곳에서 실업자로 거리를 헤매게 만든 것이다.
임 선교사는 이르디닛에서 두 번 죽을 뻔 했다. 첫 번 째 경험은 이르디닛에 교회를 개척하는 과정에서 곰보라는 자매의 집을 심방하러 가던 중 열차 건널목인 줄 모르고 건너다 0.5초 차로 충돌을 면한 것이고, 두 번째는 바로 자로갈랑 근교에서 2년 전 겨울에 차 사고를 당해 죽음 문턱까지 갔던 것이다. 첫 번 째 죽을 뻔 했던 곳도 함께 가 본적이 있는데 건널목에 아무 표시도 없고 그냥 큰 길처럼 보여서 위험하기 짝이 없는 장소였다. 두 번째 사고에서는 길이 온통 빙판이라 아무리 속도를 줄이려도 줄어지지 않고 그대로 길 옆에 있는 시멘트 기둥을 들이받아서 차가 전파되는 사고를 당했다. 그 때에 자로갈랑 시장이 차를 보내어 도와주었는데 그 때의 인연을 더 발전시켜 이 곳에도 교회를 세우는 계기로 삼으려는 것이다. 임 선교사는 지난 1년 동안 자로갈랑에 교회를 세우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다고 한다.
임 선교사가 이 일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선물을 들고 자로갈랑에 가서 시장을 만나려 했으나 그새 시장이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고 오늘따라 나담 축제준비문제로 사무실에 없다고 했다. 큰 꿈을 꾸고 왔다가 소득도 없이 돌아가나 했는데 새로 부임한 에드넷바타르 시장이 친히 우리를 찾아왔다. 이 분의 안내로 사무실로 들어가서 과거 시장에게 입은 은혜에 대해 감사 드리고 한국에서 가져온 보령진흙으로 만든 머드랑 비누셋을 선물로 드렸더니 감사해 했다. 데리고 갔던 몽골인 자매인 하나를 통해 이 곳에 교회를 세우고자 하는 우리의 계획을 설명했더니 이 분이 아주 긍정적으로 받아 들이며 원래 이 곳에 예수 믿던 사람이 제법 있다고 알려주었다. 7월 21일에 다르항에 도착하는 30명의 남가주 사랑의 교회 의료선교 팀이 이 곳에 와서 이틀 정도 진료를 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더니 긍정적으로 받아주었고 시장 사무실 뒷 편에 있는 적십자 병원장과도 만나서 협조를 구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했다. 이 일을 위해 무룬에서 돌아온 후 7월 14일 화요일에 함께 점심식사를 하기로 약속하고 이 때 병원장도 소개해 주기로 한 후 시장실을 떠났다. 원래 퇴근시간이 지난데다 나담 축제준비로 정신 없이 바쁜 사람인데 우리를 위해 특별히 시간을 할애해 주었던 것이다.
이번 방문을 통해 나는 몽골 땅에 허락하신 하나님의 특별한 축복을 맛보았다. 중국은 같은 공산당 정권임에도 외국인들이 설교나 가르침을 못하도록 법으로 금하고 있어 항상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음지에서 활동을 해야 한다. 특히 북경 올림픽과 티벳 사태로 인해 중국 곳곳에는 비상이 걸려 있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러웠다. 모든 사람들에게 외국인이나 낯선 사람이 눈에 뜨이면 공안에 신고를 하도록 훈령이 떨어졌기 때문에 대도시의 경우는 모든 선교사들이 이미 철수했다. 그런 실정에서 2주간을 실내에서만 숨죽이고 지내야 했는데 이 곳에서는 당당하게 시장을 찾아가서 협조를 구할 수 있었다. 참 세상이 달라도 한참 다르다. 하나님은 오늘 이 일을 통해서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셨다. 하나님은 절대로 꿈을 가지고 신실하게 일하는 종을 실망시키지 않으신다는 교훈이다. 과거 자동차 사고라는 작은 인연 하나만 달랑 가지고 이 곳을 교회 개척의 빌미로 삼겠다는 선교사의 꿈을 좌절시키지 않으시고 잠시의 실망 후에 더 큰 축복으로 함께 하신 것이다. 선교사는 광야에서 축복을 만드는 직분이다. 자로갈랑도 처음 방문해서 보았을 때는 소망 없는 광야처럼 보였지만 그 안에도 이미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손길이 있었던 것이다. 하나님의 축복은 항상 조금씩 작은 일에서 나타난다. 너희는 하나님의 선하심을 맛보라고 하신 대로 이렇게 작은 시작을 통해 하나님은 우리에게 광야에서 축복을 맛보는 훈련을 받게 하시는 것이다. 하나님은 이곳에서 큰 일을 성취하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