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고 이야기 하나
요사이 내 취미 중 하나는 망고 줍는 일이다. 교회에서 매일 새벽기도를 끝내면 무엇보다 먼저 교회 뒷마당에 있는 망고 나무 밑으로 간다. 교회 망고 나무는 한 아름은 되는 큰 나무인데 망고가 경상도 말로 억수로 많이 열렸다. 지난 5월 초부터 떨어지기 시작한 망고를 새벽기도 후 줏은 후, 근처에 있는 알루팡 비치로 가서 물 속을 200미터 내지 300 미터 걸어갔다가 돌아 오는 것이 내 하루 일과 가운데 하나이다. 많이 떨어진 날은 이삼십개씩 보이기도 하고 적게 떨어진 날도 열개는 족히 보인다. 그 가운데 상태가 괜찮은 놈으로 골라서 집에 돌아 온다. 줏어온 망고를 칼로 저며서 아침식사를 시작하는데 보통 5개 정도를 먹어치우면 제법 배가 부르고 기분이 눌눌하다. 슈퍼에 가면 파운드 당 3불이 넘는 망고를 매일 공짜로 줏어와서 배부르게 먹으니 이게 어디인가? 그런데 교인들 얘기를 들어보니 진짜 망고는 괌 남쪽으로 가야 한단다. 그리 가면 망고 나무가 집집마다 있고 땅바닥에 망고가 지천으로 깔려 있어서 한번 가면 큰 자루로 여러 자루 담아와서 잘라서 냉동해 놓았다가 한 해 내내 먹을 수 있다니 이것이 왠 떡인가? 들어보니 설익은 놈은 잘라서 김치도 담아 먹고 장아찌도 담아 먹으니 이건 버릴 게 하나도 없는 하나님의 선물이다. 그래 어디로 가야 하느냐 물으니 남쪽으로 마냥 가서 아무 마을이나 들어가면 길거리에 망고나무들이 깔려 있단다. 바깥에 주울 것이 마땅찮으면 안으로 들어가서 집주인에게 허가받고 마당에서 줏어 오면 된다니 “헉 그런 공짜가” 눈이 휙 뜨인다. 그래 열흘 전에는 아내와 함께 무작정 차를 몰고 남쪽으로 달렸다. 1번 도로는 남북으로 달리는 괌의 주 고속도로이다. 고속도로라고 해 봤자 제한속도가 35마일이지만 그래도 여기서는 고속이다. 1번 도로는 북단에 있는 앤더슨 공군기지와 남단에 있는 해군기지를 잇는 도로이다. 남단에 있는 해군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