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come to Guam!
2014년 7월 9일 김진태 목사 오늘 새벽기도의 주제는 용서였다. 새벽예배를 끝내고 평소 습관대로 옷을 갈아 입고 샌달을 신고 근처 알루팡 해변까지 걸어가서 태평양에 몸을 적셨다. 해변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서 운동을 하느라 보니 누가 내 옷과 샌달 벗어 놓은 곳을 지나간다. 보아하니 근처 Jimmy Dee’s Beach Bar 야외바닥에서 잠을 자며 끼니를 잇는 노숙자의 모습이다. 보통은 내가 해변에 올 때 쯤이면 일어나서 청소를 하곤 했는데 오늘 따라 술을 얼마나 먹었는지 모래바닥에서 퍼질러 자고 있었다. 근처에 가니 술냄새가 앙등을 해서 그냥 지나갔다. 그런데 그새 깨어서 주변을 어슬렁거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물에서 나와서 옷과 샌달 벗어둔 곳에 왔을 때 발생했다. 모자, 셔츠, 자동차 열쇠는 그냥 있는데 신고 왔던 샌달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것이다. 보나 마나 범인은 뻔한데 매일 얼굴을 마주치는 처지에 내 샌달을 훔쳐갔으니 참 기가 찬 일이다. 어디 갔나 하고 아무리 주위를 살펴도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해변에서 교회까지 돌아오는 길은 거리가 제법 되는 아스팔트 길인데 노면이 상당히 거칠어서 맨발로 걸으면 상당히 괴롭다. 거기에다 이 곳은 도처에 취객들이 버린 맥주병 조각이 많아 주의하지 않고 맨발로 걷다가는 발을 상하기 쉽다. 그래 아픈 발을 끌고 맨발로 교회까지 걸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아까 설교는 무조건 용서해 주라고 했는데 막상 그 친구 생각을 하면 슬며서 화가 나는 것이다. “그냥 돈을 달래면 샌달 살 값이야 어련히 주었을텐데, 내가 맨발로 걸어가야 할 줄 뻔히 아는 X이 그런 짓을 해. 에이 나쁜 X.” 머리 속에 저절로 오가는 생각이다. “그래 봤자지. 뭐. 그런다고 발이 안 아픈감? 나만 속 끓고 말 일을 용서하고 잊어야지. 그래도 모자와 자동차 열쇠와 셔츠는 두고 갔으니 다행이 아닌가.” 마음을 고쳐 먹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