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빨아널은
쪽빛 하늘자락 아래로
햇볕쏟아지고
나무가지마다 머무는 바람
설레임에 흔드리는 잎사귀들
그위에 소담스레 한웅큼씩
부숴져가는 금빛 햇살
이즈음
귓전을 때리는 지구의 망치소리
허물 것은 허물고
낮출 것은 낮추어
존재도 없이 그렇게 업드려 있는 가을들판
힘센
그분은 무얼 거두시는 걸까?
풍요를 기원하는 상서로운 기운
품안에 머무는 바람따라 떨리는설레임으로
머리숙이는 낟알들
일영표에 돌아온 그림자처럼
반드시 올 그날
심은 게 없는 빈곤한 뜰에는
시간의 초침만 까맣게 타들어가는데
그날 그대들의 귓전에 크게 울릴 수확 때를 알리는 추수군들의 힘찬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