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All4Jesus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thumb_l_0BFCF015BF3268C849F417946A0259E6.jpg : 포트리 한담 (144) 엄마와 예천에 다녀오다- 1966년 김천 고등학교 1학년

 

 

210527

나의 이야기 (21) 엄마와 예천에 다녀오다- 1966년 김천 고등학교 1학년

 

지난 글에서는 울 아부지와 예천 다녀 온 얘기를 나누었다이번에는 울 엄마와 예천엿집에 수금하러 다녀 왔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이 사건도 내가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 일어 난 것이다나는 이 사건을 통해 울  엄마가 얼마나 현명한 분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

 

“진태야이번에 예천엿집에 수금하러 가는데 니도 가자가면 가져올 게 많다.

 

오랜 만에 공장을 안 돌리는 날이라, 숨을 돌리고 있는데 엄마가 내게 말씀하셨다그래엄마와 함께 기차를 타고 예천에 도착했더니 시간이 정오 쯤 되었다엄마가 예천엿집에 얼른 가셔서 수금을 하시더니 예천 장바닥으로 데리고 가셨다. 뭐 맛 있는 것 먹게 되나 했더니거기서 왠 빨간 고추를 산더미처럼 사셨다아직 말리지 않은 고추라 무게도 많이 나가는 것을 한 40근을 사시니 그게 큰 짐이었다엄마가 나를 데리고 오신 주된 이유이다그래 그 놈을 둘이 짊어지고 일부는 짐꾼에게 지게 하고남들 눈총을 받으면서 기차간에 싣고 가지고 왔다불만이 가득한 내 눈을 보더니 엄마가 기차간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야야예천은 태양초 생산지로 유명해서 김장 때가 되면 모두가 예천에 와서 말린 태양초를 사 가는데 그 때 됨 값이 2배는 뛴단다지금 사면 말리지 않은 고추라 무게가 무겁고 다루기 성가시긴 해도 헐값에 사는 거란다이거 말려서 가을 김장 철에 반만 팔아도 고추값 나오고 남는다그럼 남은 것으로 우리 김장하면 되지.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도 처음에는 시큰둥했다.

 

“아니난중에 김장할 때 장에 가서 삼 되지 왜 이렇게 성가시게 이런 짐을 들고 여행을 하게 하실까?

 

예천 가서 거래처 아들과 한 잔하고 놀다 오려고 따라 갔는데놀기는 커녕 고추 더미를 잔뜩 짊어지고 오느라 한여름에 땀깨나 빼었던 내가 속으로 투덜거렸다.

 

그걸 갖고 집에 오니 엄마가 그 놈을 햇볕에 늘어놓고 말리시는데갑자기 비가 오기 시작했다그러니까 아궁이에 불을 짚여서 아랫목 사방에 늘어놓고 그걸 말리셨다그래 또 짜증이 났다.

 

"아니 이 더위에 고추 말린다고 불까지 때서 이렇게 힘들게 하실까매운내가 나서 잠도 못 자겠다 아이가아이고좀 쉽게 사시지." 내가 속으로 불평했다.

 

고추가 바싹 건조하니까 40근이 20근으로 줄어들었다김장 철이 되니 엄마가 그 반인 말린 고추 10근을 김천 장에 가지고 가시더니 팔아 오셨는데말씀하신 대로 예천에서 생고추 40근 산 값이 더 되었다그래 남은 10근으로 그해 가을 김장을 넉넉히 하셔서 그 해는 태양초로 양념한 맛있는 김치를 계속 먹을 수 있었다김장하고도 상당히 남아서 그건 또 두고두고 먹었다장에 다녀오신 엄마가 행복해 하시며 말씀하신다.

 

"봐라내 안 카더나반만 팔아도 우리 산 값은 번다꼬올 김장도 고추값은 한 푼도 안 든기라." 

 

이 사건은 울 엄마의 지혜의 일면을 보여 주는 예이다사실 김장 때 뿐이 아니다엄마는 어디든 외처를 가시면 거기 시장부터 들르셔서 거기서 김천보다 싸고 좋은 것이 무엇인지 살피셨다집에 돌아 오실 때에는 절대 빈손으로 오지 않으시고 바리바리 한 짐씩 들고 오셔서 그걸 김천 장에 팔고 남은 것을 우리가 먹게 하셨다어느 날은 외처에 다녀오시더니 일꾼을 써서 콩자루를 잔뜩 지고 오게 하셨다또 뭔고 했더니그해 메주를 담글 콩의 2배는 되는 메주콩을 사오신 것이다이번에도 반은 팔고 반을 가지고 메주를 담으셨다결국 김장하실 때도메주콩 삶으실 때도 고추값과 콩값은 한 푼도 들지 않은 셈이다엄마는 이런 일을 매년 거르지 않고 하셨다

 

그때는 엄마의 하시는 일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이제 나이가 좀 들어서 생각하니 울 엄마 정말 지혜로운 분이셨다엄마를 추억할 때마다내 마음에 떠오르는 성경말씀이 있다.

 

"누가 현숙한 여인을 찾아 얻겠느냐 그 값은 진주보다 더하니라 그런 자의 남편의 마음은 그를 믿나니 산업이 핍절치 아니하겠으며 그런 자는 살아 있는 동안에 그 남편에게 선을 행하고 악을 행치 아니하느니라."(잠언 30:10-12).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0 나의 이야기 (46) 나를 뭘로 보고- 2014년 서울 file JintaeKim 2021.06.15 220
139 나의 이야기 (26) 고정관념을 깨뜨리다- 1978년 삼성물산 사원시절 file JintaeKim 2021.05.29 276
138 나의 이야기 (22) 신데렐라 이야기 - 1967년 김천고등학교 2학년 file JintaeKim 2021.05.28 318
137 나의 이야기 (18) 어느 그믐날 사건- 1963년 김천중학교 1학년 file JintaeKim 2021.05.28 181
» 나의 이야기 (21) 엄마와 예천에 다녀오다- 1966년 김천 고등학교 1학년 file JintaeKim 2021.05.27 147
135 나의 이야기 (20) 아부지와 예천에 다녀오다- 1966년 김천 고등학교 1학년 file JintaeKim 2021.05.27 191
134 나의 이야기 (23) 엄마와의 6달 - 1971년 대학2학년때 이야기 file JintaeKim 2021.05.26 167
133 나의 이야기 (3) 첫 외출과 망고수박 – 소꾸모티 1955년 file JintaeKim 2021.05.24 168
132 나의 이야기 (14) 어머니 이야기 JintaeKim 2021.05.24 146
131 나의 이야기 (17) 카스테라냐, 조개냐 그것이 문제로다 - 1962년 사건 file JintaeKim 2021.05.21 198
130 나의 이야기 (16) 첫 사랑 선생님 - 1961년 모암국민학교 5학년 때 사건 JintaeKim 2021.05.17 157
129 나의 이야기 (8) 뒤출이 아부지 이야기 – 소꾸모티 1957년 file JintaeKim 2021.05.08 160
128 나의 이야기 (13) 밍게와 강수네 이야기 – 소꾸모티 1958년 사건 JintaeKim 2021.05.07 135
127 나의 이야기 (7) 뒤출이네 이야기 2편 운수회사와 택시회사- 소꾸모티 JintaeKim 2021.05.07 126
126 나의 이야기 (10) 비나 온나 집에 가구로 -소꾸모티 1957-60 file JintaeKim 2021.05.06 115
125 나의 이야기 (6) 뒤출이 형제 이름의 유래 -소꾸모티 1955-60년 JintaeKim 2021.05.06 188
124 나의 이야기 (12) 방구뜰 이야기- 소꾸모티 1958년 file JintaeKim 2021.05.05 143
123 나의 이야기 (2) 전도사 이야기 -소꾸모티 1952-60년 JintaeKim 2021.05.05 152
122 나의 이야기 (4) 자녀를 죽이는 말 -소꾸모티 JintaeKim 2021.04.20 139
121 나의 이야기 (9) 검정고무신 이야기- 소꾸모티 1957-60년 JintaeKim 2021.04.20 16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Next
/ 8

(c) 2013 All4Jesus.net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