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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4Jes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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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미주판 2003년 11월 26일 수요일 종교인 칼럼 A13에 게재된 글입니다.)


포트리로 이사온 지도 벌써 4달이 되었다. 처음에 이사오니 전 주인이 집 주변 청소를 않은지 오래되어도 보통 오래된 것이 아니었다. 곳곳마다 낙엽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것은 물론이요 비만 오면 지하실에 물이 고여서 펌프가 계속 돌아가는 것이었다. 이런 것을 두고 보는 성격이 아니어서 3년은 묵은 듯한 낙엽을 다 긁어버린 것은 물론이고 뒷뜰에 물길을 만들어서 비올 때에 빗물이 배수가 잘 되도록 했다. 그랬더니 지하실에 물이 고이는 일도 이젠 없어지고 집이 그런대로 사람 살 만하게 변했다.


일단 큰 일을 마친 후 집 현관 앞에 있는 작은 잔디밭과 화단을 손보기 시작했다. 우리 집 현관 앞에는 하얀 통나무로 울타리를 간단하게 세워서 차도에서 차가 위협하지 못하도록 했는데 그 모양이 옛날 서부극 영화인 O.K.목장의 결투에 나오는 목장 울타리를 연상시킨다. 그래서 우리 집 찾아오시는 분들에게 목장 울타리를 보시면 거기가 우리 집이라고 말씀드리곤 한다. 이 말뚝 바로 앞에 한뼘 정도의 공간이 있는데 온갖 잡초가 그 작은 공간을 빼곡하게 채워서 보기에 아름답지가 않았다. 어느날 잡초를 몽땅 뽑고 깨끗하게 정리하고 나니 보기에 좋았더라 (!!).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그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바로 내가 깨끗이 정리한 그 자리에 어느 얌체가 담배꽁초를 여기 저기 버려 놓은 것이다. 속이 들끌는 것을 억제하고 그 날 또 깨끗이 청소를 했다. 그런데 문제는 요 얌체가 매일 밤마다 우리 집 앞뜰에 와서 담배를 피우고 담배꽁초와 담배곽 심하면 콘돔껍질까지 버리고 가는 것이다. 몇일 밤도 아니고 몇달을 계속해서 얌체짓을 하는 자를 붙잡아 족칠려고 밤만 되면 신경을 곤두세우고 살피는데 도시 붙잡지를 못했다. 명색이 목사가 얌체 잡으려고 노리고 있는 것 또한 한심한 생각도 들었지만 요 얌체는 그냥 두고 싶지가 않은 것이 예수님의 형상을 닮으려면 멀어도 한참 멀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일어나서 보니 그 자리에 한국의 종근당 제약에서 만든 구충제 곽이 떨어져 있었다. 옛날 군에서 수사관 노릇을 했던 경험이 있던지라 이래 저래 범인에 대해 추리를 해 보았다. 우선 요 얌체가 한국인일 가능성이 다분히 크고, 구충제를 복용하는 것을 보니 한국에서 온지 얼마 안 되었음을 감을 잡았다. 거기에다 꽁초에 입줄연지가 안 뭏은 것이 여자는 아닌 것 같았다. 그러면 누구일까 곰곰히 생각을 해 보았다. 우리 집 주위에는 한국인들이 많이 살고 있어 누구라고 찝어 말할 수는 없으나 대략 내 마음에 집히는 얌체가 하나 있다. 요걸 붙잡으면 어떻게 해 줄 것인가 여러 가지로 궁리를 하고 있다. 옛날 중학생 시절에는 우리 집 주위에서는 나이 30 미만이면 감히 담배를 입에 물고 지나다닐 수도 없었다. 왜냐 하면 우리 형님이 그냥 버려두고 않고 치도곤을 내기 때문이었다.

우리 형님처럼 나가서 개 패듯이 두들겨 팰 수는 없는 세상이지만, 이 얌체를 붙잡아 코라도 꿰던가 담배를 코에 물려서 1시간정도 벌을 서게 하고 싶은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저희 집을 버려두고 이웃집 앞에 와서 그것도 담배 피우는 것을 진저리가 나도록 혐오하는 우리 집에 와서 담배를 피우는 못된 버릇 때문이요. 둘째는, 피우고 난 꽁초를 끄지도 않은 상태로 남의 집 화단에 버리고 가는 심술 심뽀 때문이요. 셋째는, 꽁초를 버려도 꼭 잔디밭 위에 버려서 아름다운 경관을 파괴하는 자연 파괴범이기 때문이요. 넷째는, 요렇게 고약한 버릇을 가진 자가 한국인이라는 것이 그것도 새파랗게 젊은 자라는 사실이다. 자기도 그동안 넉달을 살았으니 내 얼굴을 분명히 보았을 것이고 그러면 수염이 하얀 한국사람인 것을 알텐데 버르장머리없는 짓까지 도맡아 하는 심뽀는 또 무엇인가? 독자 여러분께서 이 자를 어떻게 처분할 지 보시고 답을 주시면 좋겠다.

우선 제 집앞만 깨끗하면 된다고 남의 집 앞에 와서 남의 잔디에 담배를 버리는 심뽀나 산에 가서 내 산이 아니니까 쓰레기를 버려도 좋다고 생각하는 심뽀나 매 일반이다. 제 혼자 살자고 나라가 망할 지경에 이르도록 노조가 설치는 내 조국의 슬픈 현실도 어쩌면 이러한 얌체근성에서 연유한 것이 아닐까? 젊은 시절 한국종합상사 초창기에 아침 8시부터 밤 11시까지 어떤 때는 밤을 새우면서까지 일을 하면서도 한번도 회사에 불평한 적이 없었던 우리이기에 더욱 요런 심뽀가 마음을 뒤집어 엎는 것이다. 대의보다 소아를 앞세우는 사회는 망하고야 마는데 한국의 현실이 그러한 것처럼 내 눈에 비치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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