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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린 시절에 강하고 튼튼한 트럭은 제무시라고 불렀다. 바로 부동의 세계 1위 자동차 메이커인 GM을 일본식으로 발음한 말이다. 당시만 해도 트럭이라면 GM 만 있는 줄 알 정도로 GM은 차의 대명사였다. 그러나 변화하는 세계의 파라다임에 적응하지 못한 결과 GM은 수십억불의 적자를 내고 도산위기에 처해 있다. 판매대수에서 808만대로 아직은 세계1위를 지키고 있지만 2위인 도요다 (670만대)에 추월당할 날이 코앞에 닥쳐왔다. 도산위기를 벗어나 보려고 감원과 공장폐쇄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침몰하는 거함 GM이 회생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세계의 언론이나 자동차 업계는 GM의 몰락의 원인에 대해 저마다 다양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흥미있는 것은 독일 폴크스바겐 그룹의 피셰츠리더 회장이 지난 10월 도쿄 모터쇼에서 한 말이다. “도요타의 강점은 장기 비전을 위해 단기간의 희생을 감수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 영·미계 (앵글로색슨) 회사들은 이러한 장기 비전이 없다. 새로운 차종을 개발하고 마케팅을 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약 8년이다. 하지만 대부분 영·미 회사 경영자들의 임기는 4년에 불과해 단기 목표만 갖고 경영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단기 전략만 가진 미국 업체들이 차세대 목표를 갖고 있는 도요타에 추격 당하는 이유다.”

피셰츠리더 회장의 발언은 문제의 정곡을 찌른 말이다. 한마디로 장기적 비전과 전략 결여가 오늘의 GM 몰락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꼭 피셰츠리더 회장의 발언을 예로 들 필요도 없다. 1981년 미국에 주재원으로 왔을 때 나는 이미 GM의 몰락을 예견했다. 당시 제철소와 자동차 회사를 비롯한 미국의 중화학 공업은 장기적 비전을 상실하고 과거의 투자의 열매만 따먹기에 급급했던 침몰직전의 거함일 뿐이었다. 부자 3대는 간다고 워낙 밑천이 든든하니 우선은 굴러 갔지만 노후시설과 노조횡포라는 양대 악재가 가져오는 품질경쟁력 상실과 생산성 저하와 원가상승으로 GM은 이미 불치의 암환자였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장기적 비전과 전략없이 현실에 안주하는 인생은 멸망의 벼랑을 향해 질주하는 암환자와 같은 것이다. 반면 장기적 비전과 전략을 가지고 목표를 향해 매진하는 인생은 어떠한 난관도 뚫고 나갈 수 있는 능력을 얻는다. 특히 그 목표가 영원한 면류관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된 그것을 잡으려고 쫓아 가노라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좇아가노라” (빌립보서 3장 12절-14절). 당신은 이 푯대를 가진 인생을 사는가? 아니면 하루살이처럼 오늘을 허송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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