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의 요건 (1) 원대한 비젼

by 김진태 posted Sep 10,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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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말기의 정권이 난맥을 거듭하면서 다가오는 대선에 과연 누가 당선될 것인가에 대한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오리바람처럼 드세게 부상했던 노풍도 이제는 고개를 꺾고 대세는 노풍이전의 상태로 환원된 느낌이다. 그런가 하면 월드컵이란 변수로 부상한 정 의원의 행보와 후보에서 탈락했던 이 인제, 박 근혜 두 사람의 행보가 정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과연 누가 대통령감인가, 아니 대통령감이 과연 그 중에 한 명이라도 있는가는 국민의 관심사이다.

이는 비단 대통령감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최근 개각에서 보듯이 지도자감이 아닌 사람들을 각료로 임명함으로서 김 대중대통령은 국민들의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지 않은가? 요는 지도자감이 어떤 재목인지에 대한 뚜렷한 인식이 결여된 것같은 현실이 문제이다. 본인이 성경적인 지도자상을 독자들에게 제시함으로 이상적인 지도자상을 제시하고저 하는 동기도 여기에 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요건으로 원대한 비젼을 가진 재목에 특히 베드로에 대해 상고하겠다. 고집쟁이에다 덤벙거리기 좋아하는 베드로를 하나님이 들어 교회의 동량으로 사용하신 이유도 바로 베드로가 다른 사도들과는 달리 원대한 비젼을 가진 사도였기 때문이다.

마 14장 25절-33절은 갈릴리의 폭풍속에서 배가 난파당할 것같은 위기가운데 처한 제자들앞에 예수님이 물위를 걸어서 나타나시는
장면이다. 이에 대한 제자들의 반응은 두 가지로 나타난다. 11제자들은 우선 위기를 벗어나 보겠다고 밤새 물만 퍼대며 발버둥친 반면 베드로는 "주여 주시어든 나로 명하여 물위로 오라 하소서"라고 외쳤다. 바로 여기에 진정한 지도자의 요건이 있다. 베드로의 다른 점은 자신의 비젼을 이제 더 이상 졸장부의 수준에 머물러 있지 않고 예수님처럼 물위를 걷겠다는 수준으로 끌어올린 데 있다.

이러한 비젼을 가진 지도자를 국민들도 원하고 있다. 그래서 월드컵경기장에 히딩크를 대통령으로라는 현수막까지 등장한 것이다. 한국축구를 그저 1승정도에 그치지 않고 결승전에 이를 것을 대비해서 계획을 세웠던 히딩크를 국민들은 지도자의 모범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원대한 비젼은 위기를 극복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한국은 지금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전환점에 와 있다. 경제적으로는 비록 경제가 회복되고 있기는 하나 아직도 I.M.F. 이래로 계속되는 위기감속에 있고 또한 중국이 W.T.O. 에 가입함으로 엄청난 경쟁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과거 냉전체제에서 이제 누가 적이고 누가 우방인지 구분이 안가는 모호한 상황에서 국익을 따지며 나가야 한다. 북한과의 대화가 진전이 있었다고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군대와 무기가 대적하고 있는 엄연한 현실에는 아직도 큰 변화가 없다. 월드컵기간중에 일어난 서해도발은 자칫 방만하기 쉬운 우리에게 현실에 다시금 눈을 뜨게 하였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위기는 계속해서 다가올 것이다.

문제는 어떻게 위기를 대하는가에 있다. 조금만 위기가 닥쳐도 갈팡질팡하며 우선 코앞에 보이는 물만 퍼대는 임기응변 가지고는 안된다. 어떠한 위기 가운데서도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자신이 가진 원대한 비젼 때문에 위기로 인하여 더 큰 일을 감당할 수 있는 재목을 국민들은 원하고 있다. 베드로가 폭풍 속 물위를 걸어가듯 당당하게 위기를 향하여 담대한 발길을 내디디는 믿음의 장부를 원하는 것이다.

원대한 비젼은 국민들의 힘을 함께 모아 목표를 향해 진력하게 하는 힘이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인간은 의미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소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뚜렷한 명분과 의미가 있다면 피와 땀과 눈물을 요구해도 아무 불평없이 열심히 함께 뜀으로 위기도 문제없이 헤쳐나간다. 본인도 대학시절이 박 정희정권에 반대하여 격렬하게 데모하던 사람이지만 그래도 과거 대통령중 박 정희씨가 잘한 것이 있다. 바로 국민들에게 한 가지 간절한 비젼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기억한다.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 찌든 가난 속에서 남의 원조나 받아서 입에 풀칠하기에 연연했던 시절. 엽전의식과 패배주의와 파벌주의가 팽배하던 세태. 생각하기도 싫은 암울한 시절에 우리도 잘 살 수 있다는 비젼을 국민에게 제시하고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세우고 탱크처럼 밀고 나가 오늘의 한국경제의 기반을 만들었다. 과연 후보들중 누가 이런 큰 비젼을 제시하고 있는가 생각해보아야 할 일이다. 물론 야당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뚜렷한 비젼도 없이 인맥과 나이가지고 어떻게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추태는 이제 더 이상 허용되지 않는 분위기가 한국에도 형성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