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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리 한담 (6) 레미제라불
필자: 김진태 목사 (얼라이언스 신대원 교수)
웹사이트: http://www.all4jesus.net

뮤지컬이나 음악을 좋아했기에 옛날 여유가 있을 때에는 좋은 작품이 있다 하면 주머니 사정을 가리지 않고 관람하곤 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뮤지컬은 단연코 레미즈라블이다. 1987년 3월 12일에 브로드웨이 무대에 선보인 이래 금년 5월 18일 공연으로 막을 내린 이 뮤지컬은 브로드웨이 사상 캣츠에 이어 최장공연기록을 수립했다. 브로드웨이에서만 16년 동안 무려 6,680번의 공연에 920만명의 관람객을 동원했고 4억 1천만불의 공연수입을 기록했다. 뿐 아니다. 세계 38개국에서 21개의 언어로 공연되어 5천만명의 관람객과 20억불의 공연수입을 기록했다.

이 작품을 두 번이나 관람했지만 이 작품이 막을 내린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섭섭했는지 모른다. 영화도 그러하고 뮤지컬도 그러하지만 두 번보고 싶은 작품은 그리 많지 않다. 두 번을 보고서 또 보고 싶은 작품은 그 중에서도 극히 드물다. 그러나 레미즈라불은 계속해서 관람하고 싶은 작품이다. 나만 그러할까. 아니다. 이는 모든 관람자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러면 왜 레미즈라불이 다른 수많은 작품들을 제치고 관람자들의 마음을 오랜 세월 감동시키는가? 한번 그 이유를 나름대로 밝히고자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작품이 주인공 장발장이라는 인물의 변화를 통해 인간의 본질과 구원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것이다. 제작자 카메론 멕킨토시는 원작에서 사족을 모두 빼고 장발장이라는 인간의 변모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어서 작품을 만들었다. 관람자들이 장발장이라는 극중인물의 변화에서 자신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하였기 때문에 이 작품을 관람하는 사람들을 강렬한 감명 속에 침잠하게 하였던 것이다.

카메론이 묘사한 장발장의 모습은 3단계로 나누어진다. 첫 단계는 바로 형사 자베르가 알려주는 수인번호 24601로 통하는 인격을 상실한 강도의 모습이다. 장발장은 수인번호로 불리기를 거부하지만 아직도 자기만을 위해 사는 이기적인 강도일 뿐이다. 과거 저지른 죄에 대한 회개는커녕 사회환경을 탓한다. 두 번째 단계는 하나님의 사랑을 입은 자녀로서 살기를 맹세하고 "장발장"은 없다고 외치는 회개의 단계이다. 유명한 노래 "나는 누구인가?" (Who am I?)는 이 작품의 백미 중 하나이다. 출옥후 세상의 냉대 속에서도 자신을 형제로 대해주고 따뜻하게 대접해주었을 뿐 아니라 은촛대를 훔쳐 달아난 죄를 덮어주고 오히려 은식기까지 준 신부님의 사랑을 계기로 장발장은 이기주의자이며 강도였던 장발장에서 자선사업가이며 시장으로 사회에 봉사하는 마들레인이 된 것이다.

세 번째 단계는 온전한 희생으로 타인을 사랑하는 단계이다. 자베르가 보는 앞에서 자신의 정체가 노출될 위험을 무릅쓰고 수레에 치여 죽어가는 사람을 구해줄 분 아니라 장발장이라는 혐의를 쓰고 감옥에 갈 위기에 처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정체를 밝힘으로 다시 툴론 형무소에 수감된다. 판틴이 죽어가면서 부탁한 코젯을 구하기 위해 탈옥하고 코젯을 딸로 양육하며 여생을 보낸다. 그러던 중 코젯이 사랑하는 마리우스를 구해주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그토록 괴롭혔던 형사 자베르도 죽음의 위기에서 구해준다. 자신의 전과가 코젯과 마리우스의 삶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두 사람을 떠났다가 쓸쓸히 죽음을 맞는다. 사방으로 수소문하여 장발장을 찾아온 코젯과 마리우스가 지켜보는 가운데 죽음을 맞는 장발장에게 판틴과 에폰느의 유령이 나타나서 손을 내밀고 천국으로 인도하는데 마지막 노래의 가사가 너무도 아름답다.

"내 손을 잡으세요.
나를 구원으로 인도하세요.
내 사랑을 받으세요.
사랑은 영원하기 때문입니다.
기억하십시오.
과거에 들었던 진리의 말씀을.
다른 이를 사랑하는 것은
하나님의 얼굴을 뵙는 것이랍니다."

Take my hand
and lead me to salvation.
Take my love
for love is everlasting
and remember
the truth that once was spoken.
To love another person is
to see the face of G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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