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리 한담 (18) 렉서스의 성공

by 김진태 posted Feb 25,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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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월 24일
제목: 렉서스의 성공
필자: 김진태 목사 (얼라이언스 신대원)
웹사이트: http://www.all4jesus.net

포트리로 이사온 후부터 나는 숲에서 산보하는 것으로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9W와 4번길 사이에 삼각지형에 위치한 숲까지 가자면 10분정도를 동네길을 걸어가야 한다. 한가롭게 길을 걷다보니 주위의 집들의 경관이나 길에 주차해 놓은 차들을 감상하는 습관이 붙었다. 우리 집은 포트리의 북단에 위치해 있어 두어집만 지나면 부자동네로 소문난 잉글우드 클립스이다. 집들이 어찌나 큰지 아내는 교회간판만 걸면 교회건물로 쓰기에 적합하겠다고 얘기할 정도이다. 이렇게 부자들이다 보니 타는 차종도 최고급이다. 독일제인 BMW도 있고 벤즈도 있으나 가장 압도적으로 많은 차종은 도요다의 렉서스이다. 소위 미국의 3대자동차회사의 차는 눈을 씻고 보아도 찾기가 힘들다.

20여년 전 주재원으로 포트리에 살던 시절에 비하면 상황이 완전히 바뀐 셈이다. 당시만 해도 고급차하면 장년이상은 캐딜락, 젊은층은 BMW를 선호했다. 일제차하면 오일위기를 등에 업고 그저 기름적게 먹는 것 하나 때문에 팔리던 시절이었다. 차의 승차감이나 기능 모든 면에서 도시 미국차나 독일차와 상대도 되지 않았는데 20여년만에 도요다의 렉서스가 고급차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것이다.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1997년의 일이다. 고급 스포츠카의 대명사였던 독일의 BMW가 자기 공장에 도요다의 기술진을 파견해서 기술지도를 해 줄 것을 요청했던 사건이다. 고급차에 관한 한 제일이라고 콧대가 높을 대로 높았던 BMW가 판매부진과 겹치는 적자를 타개하기 위해 자존심이고 뭐고 다 버리고 그렇게 우습게 보았던 도요다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이다. 일본말밖에 모르던 도요다의 기술자들이 BMW에 기여한 바는 엄청났다. 결함율을 반으로 줄인 반면 생산라인의 길이를 반감시켜 생산성을 2배로 신장시켰고 부품재고를 반감시켜 재정부담을 반감시켰다. 도요다의 기술진 덕분에 BMW는 다시 재기할 수 있었다.

그러면 도요다의 렉서스로 대변되는 일제차의 성공의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나는 그 원인을 도요다 경영진과 기술진의 목표설정에서 찾는다. 오일위기가 오기 전까지만 해도 일본차는 미국에 발도 붙이지 못했다. 그러나 개솔린값이 10센트에서 1불대로폭등하면서 소비자들의 마음이 변했다. 이에 힘입어 미국에 싸구려 차를 실어내던 1970년대부터 도요다의 목표는 자동차 산업의 종주국인 미국시장을 석권하겠다는 것이었다. 석권하되 싸구려 차가 아닌 품질에서도 최고의 차로 석권하겠다는 것이었다. 싸구려 소형차로 미국시장에서 상당수준의 점유율을 유지하는데 만족하지 않는 진취적인 자세 이것때문에 도요다는 승차감, 결함율, 외양, 편의도 이 모든 면에서 최고인 차를 만드는데 진력했고 결국 고급차 시장에서도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현실의 작은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도전적인 꿈을 꾸며 이를 위해 당장의 고난을 감내하면 궁극적으로 큰 꿈을 이룰 뿐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 인생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내게 하나님이 허락하신 도전적인 꿈은 무엇인가 자문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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