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영화로 아담 샌들러가 주연한 Water Boy를 소개한다. 편모 슬하에서 교육도 못받고 언행이 모자라는 청년 바비 부세가 우여곡절을 거쳐 대학생이 될 뿐 아니라 패배 밖에 모르는 UCLSU 풋볼 팀을 대학 풋볼 정상에 올려놓는다는 현대판 신데렐라 이야기이다. 이 영화를 볼 때에 주시해야 할 전환점은 세 번이다.
첫째는 물심부름이나 하던 바비 부세가 풋볼선수로 데뷰하는 장면이다. 배나 덩치가 큰 선수를 택클하여 쓰러뜨리는 모습을 본 코치는 바비를 입학시키고 라인백커로 기용한다. 둘째는 결승전을 앞두고 바비 부세가 고등학교를 다니지 않은 것이 탄로나 더 이상 풋볼을 못할 위기에 처하는 장면이다. 바비 부세는 검정고시를 뛰어난 성적으로 합격함으로 이 위기를 극복한다. 셋째는 아들을 자기 곁에 항상 두기를 원하던 엄마 헬렌의 입원으로 결승전에 출전하지 못하는 장면이다. 그동안 바비의 활약에 힘을 얻었던 수많은 바유 시민들이 병원 뜰에서 바비에게 탄원하는 음성을 듣고 이기심으로 아들을 독점하려 했던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 엄마 헬렌이 아들과 함께 경기장으로 질주함으로 위기를 극복한다. 바비 부세 덕에 결승까지 올랐으나 바비의 불참으로 패배 직전까지 갔던 머드 독 팀은 바비의 활약으로 챔피언 트로피를 거머진다.
이 영화에는 지지리도 못난 인생들이 많이도 등장한다. 이들이 바비 부세의 활약 때문에 열등감을 벗고 소망을 갖는 모습을 보여줌으로 관람하는 이들에게 열등감으로부터의 치유를 가져다 준다. 뿐 아니라 아들을 어떻게 양육해야 하는가에 대해 좋은 교훈을 준다. 팔불출같은 인물로 묘사된 바비 부세의 내면에는 엄청난 잠재력이 있었다는 것을 작가는 주인공의 만점에 가까운 검정고시 성적과 마지막 타치다운 패스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바비 부세가 모자라는 인물처럼 보였던 근본적인 이유는 아들을 항상 곁에 두어야 직성이 풀렸던 엄마의 과도한 소유욕이었다는 사실을 작가는 은연중에 암시하고 있다.
그러나 엄마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자식이 원하는 대로 살도록 해방시켰을 때에 바비 부세는 독수리 날개 치듯 창공을 향해 비상했던 것이다. 거저 택클 하나 잘하는 것이 아니라 타치다운 패스를 절묘하게 함으로 팀을 정상에 올린 명실상부한 스타 플레이어가 된 것이다.
왜 내가 이 영화를 이렇게 극찬하는가? 치맛바람의 해독이 얼마나 심한지 경험을 통해 알기 때문이다. 치맛바람 덕에 학교를 다닌 아들들이 정작 사회의 격랑을 어떻게 헤쳐 갈 수 있을 것인가? 한국정계에 쓸만한 인재가 보이지 않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기억하시라. 아들은 엄마의 치마폭을 일찍 벗어날 수록 강해진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