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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6일 한국일보 미주 뉴욕판 종교란 칼럼기사로 실린 기사입니다. http://ny.koreatimes.com/articleview.asp?id=284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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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첫눈이 내린 가운데 아내와 숲길 산책을 가려고 집을 나섰는데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는 이슬비가 내린다. 가뜩이면 가기 싫던 아내가 비 맞기 싫으니 당신이나 가라고 해서 할 수 없이 혼자서 산책을 다녀왔더니 아내가 야릇한 표정을 하고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혼자 근처 배글 가게에 가서 배글 샌드위치를 하나 샀는데 마침 지갑을 잊고 가서 낭패를 당했다가 천사의 도움으로 모면했다는 것이다. 내가 단골로 가는 배글 가게이고 아내도 여러 번 들렀던 가게라 모르고 지갑을 잊고 왔으니 외상으로 해 주면 나중에 돈을 드리겠다고 아내가 말했다. 그랬더니 주인여자 왈 가서 돈부터 가져오라고 했다. 아침시간이라 여러 사람이 뒤에서 기다리는 중이라 난감하던 중에 뒤에 섰던 남자분이 선뜻 돈을 내 주어 아내는 낭패를 모면했다.

아내는 이를 통해 두 가지 교훈을 받았다고 한다. 하나는 장사하는 사람으로서 단돈 3불 때문에 단골손님을 그렇게 무안하게 만든 주인여자의 마음가짐이다. 사실 내가 이 배글 가게에 단골이 된 것도 주인여자 때문이 아니라 이 집 배글이 특별히 맛있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이유는 거기서 일하는 멕시코 출신 젊은이들과의 정겨운 친분이다. 이 친구들은 나를 좋아해서 가끔씩 내게 외상으로 주기도 했다. 물론 주인여자가 없을 때 그렇게 했다. 주인여자는 평소에도 웃음이 없고 걱정 근심이 가득찬 표정을 하고 있다. 왜 그런지 이유를 알 만하다. 이렇게 베풀 줄 모르고 여유없는 인생을 사는 사람에게는 인체에 해로운 베타 파가 뇌에서 분출되어서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심신을 피곤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런 인생은 자신도 베타 파로 망하고 타인에게도 베타 파를 유발케 한다.

반면에 안면부지의 상대의 낭패를 모면케 해 준 남자분의 베푸는 마음이다. 사실 금액으로 따지면 아무 것도 아니지만 아내는 그 사람의 베푸는 마음 때문에 오늘 하루를 줄곳 감동 속에 젖어 살았다. 오늘 임목사의 설교를 들으니 이렇게 베푸는 인생을 살므로 큰 감동을 주는 사람과 이렇게 큰 감동을 받는 사람에게는 스트레스와 인체의 모든 독소를 제거해주는 다이돌핀이 분비된다고 한다. 사랑할 때에 분비된다는 기적의 호르몬 엔돌핀이 암을 치료하고 통증을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익히 들어 알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과학자들에 의해 발견된 다이돌핀은 엔돌핀의 4,000 배에 달하는 치유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감동을 체험할 때에 죽은 것같던 호르몬 유전자가 활성화되어 엔돌핀, 도파민, 세로토닌이라는 아주 유익한 호르몬들을 생산하기 시작하고 감동의 정도가 커지면 다이돌핀이 생성된다.

결국 사랑과 감동을 주는 삶은 타인도 살리고 자기도 살리는 인생이다. 이보다 수지 맞는 장사는 없다. 나는 어떻게 하면 타인에게 감동을 주는 인생을 살 것인가 매일 아침 상고하고 살 일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성경을 한 마디로 요약해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마 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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