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른아른 꽃너울 늘이우고 처연히 비에 젖는 봄 나무 숲 아마도 새벽 뜨락을 거니시다 오시려니 사뭇 허전한 마음 쉬이 금가고 깨어지는 질그릇 육신으로 무거운 십자가 양 어깨에 매이신 날들 짐스러운 육신을 장막벗듯 훌훌 털고 이제는 꽃신 신으신 님이시여 이른 봄 이른 새벽 님을 전송하는 꽃길따라 강 저편에서 불어오는 향훈 그분께서 부르시면 서슴없이 가야할 슬픔도 회한의 그림자도 없는 지극한 평강의 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