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유명자 posted Jul 16,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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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엘 가면
바위는 바위대로
나무는 나무대로
하찮은 돌멩이 이름없는 풀꽃조차도
소중한 의미되어 다가온다.

산이 되려마
만년설 머리에 이고서
울창한 침엽수림 자식처럼 거느리고
빙하녹은 물모아
하늘담고 구름담고
새벽이슬떨기로 목축이는 노루와 사슴
새소리, 수풀의 숨소리 헤아리는 마음
그대로 잔잔한 호수되어 머물다가
천둥우뢰같은 폭포로 떨어지기도 하며
다시 청량한 계곡지류되어
산자락에는 언제나 풍성한 강이 열리고
강을 따라 산을 닮은 마을들이 들어선다.

구석구석 어디에나 찍힌 창조자의 지문
지으신 이의 지혜를 묵묵히 
그러나 실로 정직히 드러내는 산

산을 만나리
우리 모두 산되고 봉우리되어
숨겨진 호수와 시내 그리고 수풀의 이야기를 
싱그런 숨결마냥 토해내며
서로에게 생명을 회복시키는 
산이 되어 만나리라.

(2004년 여름 캐나디안 록키를 다녀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