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리 한담 (110): 매미의 17년

by JintaeKim posted Jun 2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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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1242.JPG : 포트리 한담 (110): 매미의 17년IMG_1246.JPG : 포트리 한담 (110): 매미의 17년IMG_1236.JPG : 포트리 한담 (110): 매미의 17년IMG_1231.JPG : 포트리 한담 (110): 매미의 17년

 

요사이 일과 하나는 근처 플랫 네이쳐 센터의 숲을 거니는 것이다. 길게 가면시간 정도 하이킹 길이라 하루 운동으로는 아주 적합하다. 요사이 산책의 화두는 단연 매미이다. 나무마다 매미 허물로 온통 도배를  했다. 이제 삶을 마친 매미 성충들이 길을 온통 덮고 있다. 2  전까지만 해도 허물을 벗고 날개 달린 성충으로 용자를 뽐내며 온통 귀가 정도로 우렁찬 노래를 불러 대더니 그새 암수교미를 끝내고 삶을 마친 것이다. 숲을 거닐면서 항상 마음에 의문이던 것이 있었다. 길바닥에 굵은 송곳으로 구멍을 뚫어 놓은 것처럼 보이는 구멍이 어찌나 많은지 마마로 얼굴이 얽은 사람의 모습 같아서 개미굴인가 했다. 그러나 이상하게 주위에 개미는 보이지 않았는데 알고 보니 17년간 유충으로 땅속에 살던 매미가 지상으로 올라 오려고 뚫은 턴널이다

 

매미란 곤충의 삶도 별나다. 교미를 끝내고 수정을 받은 암컷이 나무 가지에 구멍을 내어 알을 수백개 낳으면 알이 부화해서 유충이 되자 마자 땅으로 떨어져 땅속으로 들어가면 무려 17 년간이나 땅속에서 나무뿌리 수액을 빨아 먹으며 자란다. 뚫고 들어가는 깊이가 얕은 것은 30센티, 깊은 것은 무려 2.5 미터까지 된다고 한다. 17년의 지하생활 다시 구멍을 뚫고 땅 위로 나와서 나무 위에 올라가 나무 수액을 먹는다. 땅 위로 올라 와서 생존하는 기간은 달인데 기간이 가장 생산적인 기간이다. 매미의 유충은 번데기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성충으로 변화한다. 일단 허물을 벗고 성충이 되면 짝을 찾아 교미를 하는데 이렇게 짝을 찾는 방법이 바로 귀를 먹먹하게 정도의 소리로 숫놈이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매미 소리는 모든 곤충 중에 가장 소리로 120 데시벨까지 된다고 한다. 사람의 귀에 대고 울면 영구적인 귀머거리로 만들 정도라니 대단하다. 2주전 근처에 왔을 , 나는 어디서 사고가 나서 비상벨이 울리는 알았다. 숲이 온통 매미 울음소리로 몸살을 앓았다.  

 

매미의 삶을생각하며 나는 우리의 삶을 생각했다. 17 년을 땅 속에서 지내다가 땅 위에 올라와서 성충으로 지낸 기간은 불과 밖에 되지 않는다. 1 달의 삶을 위해 17 년을 준비한 것이다.  우리의 삶의 자세는 어떠한가? 매미처럼 오랫동안 준비의 과정을 거치는가? 아니면, 인격도, 교육도, 훈련도 되지 않은   그저 기회만 찾아 헤매는 군상 가운데 하나는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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