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길오트의 남편과 온 가족이 함께 한 관계로 모두 함께 길오트네 아파트에서 숙박했다. 한 방은 온 가족이 자고 침대 하나 있는 작은 방에서 임선교사 부부와 함께 잤다. 이젠 샤워 안하는 것, 옷 갈아입지 못하는 것, 이런 것이 불편이 되지 않아 잘 나오지 않는 얼음 같은 수돗물에 머리를 대략 감는 것도 익숙하다. 시차적응이 잘 되었는지 오랜만에 6시간 숙면을 취했다. 아침에 일어나니 우리가 울란바타르에서 출발할 때까지 내리던 궂은 비도 그치고 하늘이 그지없이 푸르고 맑고 높아 내 마음이 청량하다. 비온 뒤 하늘이라 더욱 상쾌하고 포장되지 않은 흙 바닥에 있는 아파트 단지라도 먼지가 나지 않아서 좋다. 내려 올 때도 흙길이어서 보통은 먼지로 고생을 하는데 비가 와서 먼지 폭탄공격을 당하지 않았는데 출발하는 오늘은 비온 뒤라 더욱 좋다. 비렠호트 일대는 순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석영의 산지라 토양이 모두 모래여서 비가 와도 물이 잘 빠지고 땅도 단단하다. 이번 여행을 기뻐하시고 축복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조금 엿보는 아침이다.
아침 간단하게 경건의 시간을 가지고 짐을 준비하는데 길오트가 어제 남은 수프이 있는데도 귀한 손님께 묵은 음식을 대접할 수 없다고 양고기 수프를 새로 준비해서 내놓는데 역시 일미이다 . 비록 양기름이 둥둥 뜨긴 하지만 콜레스테롤 걱정 접고 잘 먹고 오전 8시에 출발하려 했더니 길오트 아빠인 네몽조가 우리를 위해 보즈 (중국말로 고기속을 넣은 만두)를 손수 빚어서 준비했다고 오라고 한다. 어제는 몽골사람들이 평생 한번 먹을까 말까한 귀한 타루박 요리를 해서 대접하시더니 떠날 때까지 우리를 대접하시는 마음이 우리의 마음을 적신다. 어른이 준비한 것을 안 먹고 가면 마음 상하니까 조금 늦더라도 네몽조의 집으로 차를 몰고 갔다. 이미 방문해서 교제를 나누었던 사이라 마주치는 눈도 정겹고 반갑다. 네몽조가 보즈와 양고기 접시를 내놓으며 하는 말이 임 선교사 부부만 떠나고 나는 남아서 같이 사는 것이 좋겠다고 한다. 보즈를 먹는데 사서 먹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게 맛있다. 양고기속만 넣었는데도 느끼하지 않고 감칠 맛이 난다. 네몽조 하는 말이 우리가 귀한 비를 몰고 와서 가뭄을 해갈하게 하더니 떠날 때는 이렇게 날씨가 좋다고 당신은 축복을 몰고 다니는 사람이라고 한다. 몽골은 물이 귀하게 때문에 비를 몰고 오는 손님이 가장 환영을 받는다. 이렇게 가는 길에 좋은 말로 함께 하니 참 손님을 대접하실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이다. 시간이 급해 보즈를 잘 먹고 우리가 가지고 왔던 음식도 모두 드리고 개스통까지 다 털어서 드린 후 길을 재촉했다. 떠나기 전에 네몽조의 아내가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하셔서 머리에 안수하고 기도해 드리고 나오려는데 성령께서 길오트의 사고로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여동생에게 다시 한번 안수기도하라고 하신다. 다시 손을 얹고 간절히 기도한 후 가족들과 사진을 찍었다. 길오트도 이르틴 세미나에 참석해야 하고 그 여동생도 울란바타르에 용무가 있다 해서 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