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이재철 목사의 신학적 오류에 관한 논란이 아직도 많은 바, 그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쟁점인 사도신경의 원본에 나오는 “예수님의 영혼이 지옥에 내려 가셨다는 내용”에 관해 잠깐 여러분과 나눌까 합니다. 사실, 이 부분은 제가 온라인 교수로 가르치는 미국 Liberty University의 신대원 학생들을 위해 제작했던 비데오 강의의 한국어판입니다.
논란의 중심은 5세기 중반 현재의 프랑스 남부에서 쓰이기 시작했던 사도신경의 원본에 예수님의 지옥행을 포함하고 있었는데, 그것이 현재 개신교 교회에서 사용되는 사도신경에서는 삭제되었다는 것입니다. 이재철 목사는 개신교 교회도 로만 카톨릭교회의 사도신경을 존중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하는 것이지요. 사실, 이재철 목사의 신학은 전체적으로 로만 카톨릭의 비위를 잘 맞추고 있습니다. 저는 그게 과연 합당한 주장일까에 관해 여기서 다루고자 합니다.
예수님의 지옥행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 성경적 근거를 에베소서 4:8-10절과 베드로전서 3:18-20에서 찾습니다. 그런데, 에베소서 구절에는 그 어디에도 예수님이 지옥으로 내려가셨다는 표현이 없습니다. 사도 바울의 말은 예수님이 죽으시고 무덤에 내려가셨다는 표현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베드로전서 3:19-21구절에 촛점을 맞추어 이 강의를 진행하고저 합니다.
“그리스도께서도 단번에 죄를 위하여 죽으사 의인으로서 불의한 자를 대신하셨으니 이는 우리를 하나님 앞으로 인도하려 하심이라 육체로는 죽임을 당하시고 영으로는 살리심을 받으셨으니 그가 또한 영으로 가서 옥에 있는 영들에게 선포하시니라. 그들은 전에 노아의 날 방주를 준비할 동안 하나님이 오래 참고 기다리실 때에 복종하지 아니하던 자들이라 방주에서 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은 자가 몇 명뿐이니 겨우 여덟 명이라” (개역개정)
먼저 성경학자들의 공통적인 이 구절 해석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구절은 예수님이 죽으신 후에 그 영이 지옥에 내려가셔서 구약의 성도들에게 죄의 심판에 관한 말씀을 선포하시고 이들을 구출하셨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면 개신교회는 왜 이 부분을 사도신경에서 삭제했을까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이 부분이 성경전체의 맥락과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대속사역은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죄인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를 돌리게 한 것은 다른 무엇도 아닌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흘리신 보혈 때문입니다. (롬 3:25, 히 2:17, 9: 1-10, 18, 요일 2:2-4, 4:10, 5:6-11) 기억하십시오. 요 19:30 은 예수님께서 마지막 운명하시며 “다 이루었도다”는 말을 기록하셨습니다. 이 말은 예수님도 자신의 구원사역이 십자가에서 완성되었다고 하셨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우리의 딜렘마가 있습니다. 베드로전서 내용과 성경전반에 나오는 구원론을 다 만족시킬 수 있는 해결방안은 없을까? 지난 2천년간 교회도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으려 시도했습니다. 로만 카톨릭은 죄없으신 예수님이 지옥에 내려가실 수는 없는 것이니까, 지옥도 아니고 천국도 아닌 소위 림부스 파르툼이란 일종의 구약성도용 임시대합실 같은 곳으로 내려가셔서 거기서 대기하고 있던 구약의 성도들에게 복음을 전파하고 이들을 데리고 나오셔서 구원하셨다고 주장합니다. 베드로전서 3:20장의 “옥에 갇힌 영들”이란 표현에서 나오는 “옥”이 지옥이 아닌 다른 별도의 공간이란 얘기인데, 당시 음부, 지옥, 옥 세 가지 용어가 같은 의미로 사용되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는 근거없는 성경해석입니다. 근본적인 문제는 성경 어디에도 그런 내용이 없다는 것이고, 무엇보다 “한번 죽고 나면 남은 것은 심판”밖에 없다는 성경의 가르침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현재 로만 카톨릭 내에서도 이 교리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루터교는 로만 카톨릭의 견해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보완하는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음부로 내려가시긴 했지만 그들을 구원하러 가신 것이 아니고, 사단에 대한 예수님의 승리와 심판을 선언하러 가셨다는 것이지요. 이 견해는 “옥”과 음부를 같은 것으로 해석했으나, 예수님의 영이 거기 가셔서 하신 사역은 구원사역이 아니라고 주장한 것이지요. 그러나, 베드로전서 말씀은 그것이 구원사역임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영국 성공회의 전통적 견해는 이와는 상당히 다릅니다. 성공회는 눅 23:43절에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하시니라”와 베드로 전서 3:20절을 조화시킵니다. 바로, 예수님이 음부내에 있는 “낙원”이란 특별구역에 내려가셔서 거기 있던 의인들에게 완전한 복음의 진리를 설파했다고 주장하는 것이지요. 베드로전서 3:19의 “옥”을 예수님이 누가복음에서 말씀하신 낙원이라고 해석한 것이지요. 뭐 카톨릭의 림부스 파르툼의 짝퉁 해석이라고 할까요?
여러분이 보시는 바대로 이 세 가지 견해 어느 것도 합당한 해결책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럼, 과연 그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뭐, 저라고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문제에 접근하는 성경해석학적인 자세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최소한 베드로는 예수님이 죽으신 후에 그 영이 지옥에 내려가셔서 구약의 성도들에게 죄의 심판에 관한 말씀을 선포하시고 이들을 구출하셨다고 주장한 것으로 보입니다. 둘째, 베드로전서도 성령의 감응으로 기록된 것인 바, 베드로전서 3:19-20 내용이 성경의 다른 내용과 일치되지 않는다고 해서 이를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던지고 싶은 질문은, 그러면 우리가 사도신경 개신교판처럼 이 부분을 삭제하는 것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합당한가, 아니면 사도신경 원본을 부활시켜서 개신교회도 이를 교리로 수용해야 하는가입니다. 이에 관해 저는 밀라르드 에릭슨의 발언을 여기에 인용하려 합니다. “베드로 전서 구절은 예수님이 지옥에 내려가셨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는 있으나, 이를 교회의 교리로 수용하는 증거로 채택되기에는 미흡하다.”
교회의 교리채택시 감안해야 할 원칙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내용이 성경의 나머지 부분의 내용과 일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 부분은 기원후 325년 니케아 공회나 381년 콘스탄틴 곻회에서 발표한 신조에는 나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교회 전반적으로 이 부분은 합당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예수님의 지옥행을 포함한 사도신경 원본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이재철 목사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2024년 8월 18일
김진태 교수
전 미국 얼라이언스 신대원 교수
현 미국 리버티 대학 신대원 온라인 교수
참고문헌
Joel B. Green, 1 Peter, The Two Horizons New Testament Commentary (Grand Rapids, MI; Cambridge, U.K.: William B. Eerdmans Publishing Company, 2007), 128, 131.
Millard Erickson, Christian Theology (Grand Rapids: Baker, 1985), 775-76.